[나성재의 멘탈 레시피] 에릭 번의 '인생 게임'…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법

요즘 넷플릭스에서 방송하는 피지컬 100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탄탄한 근육질의 남녀가 우승상금 3억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승부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게 된다. 

첫 시작은 공중에 설치된 철제 구조물에 누가 가장 오래 매달려 있는지 겨루기를 한다. 참가자 인터뷰에서 한 사람은 팔이 마비되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 후에도 다양한 게임이 그들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40초 안에 100㎏의 공을 누가 먼저 언덕 너머로 굴리는지 대결하는 시지프스 형벌 게임, 또 엄청난 크기의 돌을 어깨에 짊어지고 오래 버티는 아틀라스 형벌 게임 등 모두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게임이다. 

평소 스포츠로 단련된 전문가인 그들/그녀들이 한계에 도전하는 게임을 나 같은 일반인이 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게임일 것이다. 그런데 일반인이 참여하는 피지컬 100보다 더 위험천만한 인생 게임이 있다. 

심리학자 에릭 번은 자신이 개발한 교류분석에서 인간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을 이해하기 위한 개념을 제시하는데 이것이 바로 '인생 게임 (Life games)'이다. 

이 게임은 참가자의 관계를 서로 파괴시키고 비생산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행동패턴이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이런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이 게임 참가자들은 언제나 서로에게 불쾌감을 갖게 만들며 불만이 쌓인다. 최종적으로는 서로의 감정을 폭발하게 하는 무서운 게임이다.

게임은 주로 3가지로 진행된다. 첫 번째 게임은 '날 구박해주세요'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의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말과 행동을 한다. 이들은 자신이 사랑과 존경을 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관심이라도 받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자극하는 말이나 행동을 한다.

두 번째 게임은 '너 이놈, 딱 걸렸어'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의도적으로 모욕하거나 당황스럽게 만든다. 상대방을 통제하거나 그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은 분개하거나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감정을 갖고 있으며, 상대방은 배신당하고 조정당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런 사람은 주로 남을 비난하고 비평하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칭찬을 할 때도 비난과 불신이 가득 차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좋은 시험 점수를 받아왔을 때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번에 한번 시험 잘 봤다고 방심하지 마라." "시험문제가 너무 쉬웠던 거 아니야?" 이렇게 온전히 축하해주지 않는다. 이런 게임을 하는 사람의 기대를 맞추며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사람은 부모로부터 냉담함을 느끼고 지지와 수용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들은 남을 잘 의심하고 일상 속에서 기분 좋은 일이 거의 없다고 느낀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어떤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며 부정적이다.

마지막 세 번째 게임은 '네가 한 짓을 보라고'이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지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전가시키고 비난한다. 부당하게 비난받은 사람은 희생자가 되어 죄책감과 무기력감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직장에서 친구관계에서 혹은 가정 내에서도 우리는 이런 사람들이 곳곳에 쳐놓은 올가미를 여기저기서 발견하곤 한다.

위의 3가지 인생 게임을 이해하면 자신의 행동의 패턴과 어떤 의도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나 자신 그리고 다른 사람과 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대화 및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위에서 말한 3가지 게임의 플레이어로 또는 희생자로 인생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 게임의 법칙을 알지 못하면 우리는 이 올가미를 계속 상대에게 씌우거나 올가미에 걸려 허우적거리며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 게임에 빠져 그 역할에 얽매여 사는 삶이야말로 피지컬 100보다 훨씬 더 위험한 삶이 아닐까? 또 이 게임에서 빠져나와 진정한 내 삶의 주체로 살아가는 것이 피지컬 100의 우승상금 3억보다 훨씬 더 값진 것을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C2P 코칭 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현재는 멘탈코칭 워크숍과 영웅의 여정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