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을 내딛는 순간 다음 자리가 보인다"

#. 세계를 주름잡는 한 미국 글로벌 기업 임원 행사로 테니스 토너먼트 경기가 개최됐다. 상대와 경기를 해서 이기면 떨어지고 경기에 진 사람이 올라가는 '이상한 규칙'을 가진 대회였다. 참석했던 사람들은 최고의 기량을 뽐내면서도 무엇보다 게임을 진심으로 즐겼다고 한다. 이 게임의 규칙을 제안했던 사람은 코칭 업계의 효시로 불리며 이너 게임(Inner Game)의 저자이기도 한 티모시 골웨이다.

#. 성악 레슨을 하는 유튜버 동혁신은 고음을 내는데 두려움을 가진 한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원래 부드럽게 힘을 빼고 부르는 것이 고음이다. 그런데 힘이 들어가는 것은 우리 몸의 생존 본능 때문이다. 본능이 우리 생존에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반대로 작용한다. 얕은 물에서는 10초를 참지만 발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서는 5초도 참지 못하는 이유는 몸이 우리의 뇌를 속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소통을 매지 않고 잠수하는 프리 다이빙 선수는 15~20분을 참는다고 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그들은 명상을 통해 마음과 생각이 잠잠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부단한 노력을 통해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 힘을 빼고 평온한 마음으로 위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몸이 인지하도록 계속 노출하고 반복 훈련한다. 그러면 심해에 들어가도 몸의 생존 본능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동혁신은 "고음도 마찬가지로 몸이 여러 번 경험하면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고음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 넷플릭스에서 세계적인 동기부여가 토니 로빈스의 다큐멘터리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그는 수백명의 워크숍 참가자들과 하루 12시간 정도의 강행군을 한다. 그것도 3~4일 동안 계속해서 말이다. 사실 하루 8시간 강의하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진행자가 토니 로빈스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I’m driven" 그가 한 대답이다. I’m driven은 I drive의 수동태다. 즉 내가 드라이브를 걸어서 상황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에 의해 이끌려 홀린 듯이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by what)이 그를 끌고 가는 것일까? 

위 세 사례의 공통점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티모시 골웨이는 순수한 욕구 즉 흥미에 집중했을 때 자기 내면의 이런저런 걱정하는 마음이 뒤로 물러나고 마치 물 흐르는 듯한 상태로 의도적인 노력없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고 했다. 

필자도 진행하고 있는 영웅의 여정 워크숍 과정에서 유사한 경험을 한다. 프로그램 시작 후 5~10분 정도는 걱정과 긴장감이 유지되다가 어느 순간이 지나면 5시간이 마치 5분처럼 지나가는 마법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토니 로빈스의 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Drive를 하지 말고 Driven을 해야 하는 것일까? 맞다. 우리는 걱정하는 내면의 마음보다는 나의 진정한 욕망과 흥미에 집중하면서 내 안의 잠재성과 능력을 믿어야 한다. 그때 우리는 Driven을 경험한다. 하지만 Driven에 이르기 위해서는 Drive가 필요하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 전에 보이지 않았던 다음 발을 내디야 할 자리가 보인다."  

Drive는 바로 이 첫발에 해당한다.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이 첫발을 내딛지 않으면 물 흐르는 듯 우리를 이끌어주는 Driven의 파도에 올라탈 수 없기 때문이다.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C2P 코칭 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현재는 멘탈코칭 워크숍과 영웅의 여정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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