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재의 멘탈 레시피] "몸 무너지면 멘탈도 무너진다"

처음 집을 살 때 알게 된 우리 동네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님과 만났다. 벌써 15년이 넘었다. 그렇다고 자주 만나지는 않는다. 1년에 서너 차례 정도 만난다. 하지만 진솔한 얘기들을 주고받는다.

믹스 커피를 마시던 사장님이 꼭 투자할 곳이 있다고 내게 말했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귀를 쫑긋 세웠다. 어제 뉴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인 파월이 금리를 빅 스텝(0.5%)으로 올릴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추가 금리인상이 지속되면 국내 경기위축과 소비둔화로 인해 경기 침체국면까지 가게 될 경우 국내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장의 목소리가 궁금하던 차였다.

"나는 20년 넘게 새벽에는 수영을 하고, 밤에는 사교 댄스를 춰요. 한 시간 동안 몸을 음악에 맞추어 흔들고 나면 전신이 땀에 흠뻑 젖어요." 뜻밖의 얘기에 궁금해서 물었다. "아니, 어떻게 사교 댄스를 추시게 되었어요?" 사교 댄스가 예전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선뜻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님은 부동산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가서 회포를 풀곤 했단다. 그런데 워낙 몸치여서 춤도 못 추고 술만 마시며 몸을 축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춤을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문화센터에 가서 사교 댄스를 등록했다고 한다.

처음 가 본 수업에서는 10여명의 참가자들이 있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있었다고 한다.  "제가 여기 총무를 해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사장님의 제안에 모두 의아해하면서도 승낙을 했다고 한다. 사장님은 수업이 끝나면 가끔씩 회원들에게 만원씩 걷었고 부족하면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근처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서로의 벽을 허물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총무는 누구나 하고싶지 않은 일인데 왜 자진해서 하려고 하셨어요?" 사장님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서 물어보았다. "나는 내가 언제나 즐거운 곳에 있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곳이 즐겁지 않다면 내가 그곳을 즐거운 것으로 만들어야지 누구 만들어 주겠어요?" 분위기가 바뀌자 기존 회원들이 지인이나 친구들을 소개해서 회원이 40명까지 늘었다고 한다.

"부동산이 호황일 때 많은 사람이 아파트에, 상가에, 빌라에 투자하려고 몰려오는데, 나는 진짜 중요한 투자는 자신의 몸에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 뭐 합니까? 몸이 말을 안 듣고 거동이 불편해지면 다 소용없는 거 아닙니까?" 나는 맞는 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은 나중에 시간 나고, 좀 한가해지면 한다고 하는데 그건 모르고 하는 소리예요. 나이가 어느 정도 들어서 운동하면 몸이 따라가질 못해요. 젊어서 시작해야 그 운동이 몸에 익숙해지고 나이가 들어도 쭉 해나갈 수 있는거죠."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십억이 오고 가는 부동산 거래를 하다 보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데 사장님은 운동을 통해 이런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멘탈이 무너지면 몸도 따라 함께 무너지기 쉽다. 반대로 몸이 무너지면 멘탈도 쉽게 무너진다. 내가 아는 한 지인은 최근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30대, 40대 때 너무나 건강해서 내가 아플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당뇨 약을 먹고 요즘은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파서 괴로워요."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C2P 코칭 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현재는 멘탈코칭 워크숍과 영웅의 여정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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