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 간극을 줄이는 삶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가는 길,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대각선으로 건너는 횡단보도였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어서 막 건너려고 할 때, 반대편에서 큰 목소리로 뭐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모두 목을 길게 빼서 무슨 일인가 두리번거리며 소리가 나는 쪽을 찾아보았다. 한쪽에서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불안한 발걸음을 하며 알 수 없는 소리로 크게 떠들고 있었다. 그 청년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처럼 다른 사람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상황을 파악한 사람들은 녹색불이 깜빡이는 횡단보도를 발 빠르게 건너서 어디론가 하나둘 사라져 갔다. 

혁신가 또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내면에서 자기 자신만의 확고한 세계가 있다. 그들은 자신이 마음속에 꿈꾸는 일이 세상에 실현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 그전까지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것은 자기 내면에서 꿈꾸는 이상적인 상황과 그렇지 못한 현실 세상의 간격이다. 그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은 이 간극을 줄여서 없애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는 많은 에너지와 시간과 열정을 갈아 넣어야 한다.

나는 가끔 꿈을 꾼다. 잠이 깨면 꿈 내용을 조금 기억했다가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꿈은 우리 욕망과 두려움이 연출하고 상영하는 가상의 스토리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꿈속에서는 그 꿈이 사실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우리가 잠자고 있는 침대, 방, 바깥세상 등 현실 세계가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 밤 대각선 횡단보도 위에서 보았던 그 청년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외모는 자존감이다>를 쓴 박주미 코치는 외모를 꾸밀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두 단계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다른 사람이 내 이미지를 어떻게 볼까 생각하는 단계이다. 두 번째는 내가 추구하는 나의 이미지를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인식시킬까 하는 관점이다. 이 두 단계에서 나는 어느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내 안의 세상과 바깥의 세상은 때로는 충돌하고 서로 영향을 주면서 우리의 삶이 전개된다. 그렇다면 이 두 세계가 어떤 관계일 때 이상적일까?

첫 번째, 내 안의 세상만 생각하고 바깥세상의 존재를 망각하면 그건 허튼 꿈이거나 횡단보도의 청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바깥세상의 존재가 크고 강한 반면, 내 안의 세상은 보잘것없을 때 우리는 종속적이고 끌려가는 삶을 산다. 세 번째, 자기 내면에서 꿈꾸는 세상을 외부 객관적 세상에서 실현하는 삶을 살아갈 때다. 나는 이 세 번째 삶을 '영웅의 여정'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C2P 코칭 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현재는 멘탈코칭 워크숍과 영웅의 여정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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