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기간 귀향길에 오르지 않는 1인 가구 반려인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황금연휴 기간 귀향길에 오르지 않는 1인 가구 반려인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코로나19 엔데믹 후 첫 추석 명절이다. 그간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라는 특수 사항이 맞물리면서 생겨난 '혼추족'은 이제 새로운 명절 풍속도가 됐다. 홀로 추석을 보내는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불편함은 사라졌고, 오히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여행, 쇼핑, 문화, 먹거리 등 각종 상품·서비스가 넘쳐난다. 자발적 혼추족이냐, 비자발적 혼추족이냐에 따라 명절을 보내는 기분은 엇갈리겠지만, 혼추족이 대세인 것은 올해도 매한가지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의 현주소와 1인 가구 정책을 다시 돌아봤다. - 편집자 주

1인 가구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황금연휴기간 반려동물과 지내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가구는 2022년 말 기준 약 552만 가구로 2020년(536만 가구) 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추측된다.

반려가구 중 67.3%는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만족한다'라고 생각했다. 또한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특히 반려가구 53.3%는 반려동물을 혼자 두는 것을 걱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 이내 여행을 포기한 경우를 묻는 문항에도 반려가구는 47.8%가 '포기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연휴기간 고향에 내려가기 보다는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고 있는 임수빈(35·가명) 씨는 "본가가 부산이라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혼자 반려견을 데리고 내려가기 부담스럽다.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고, 반려견이 크게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면서 "간만에 여유롭게 휴식도 취할 겸 그동안 못가 봤던 반려동물 공원도 나가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진수(29·가명) 씨는 올 추석 펫 호텔 등을 고려해 봤지만, 비용적인 부분에서 부담을 느꼈다. 박 씨는 "집 바로 앞 펫호텔이 있어 문의해 봤더니, 하루에 5만원 비용이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무엇보다 펫호텔에서 사고가 발생할까 봐 불안할 것 같다. 연휴는 반려견과 보내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펫 호텔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일부 업체가 요금을 크게 올리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미 평소보다 연휴 기간 가격이 1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난다.

온라인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탄 펫 호텔은 올 연휴 기간 내내 만실이다. 

A 펫 호텔 관계자는 "이미 한 달전에 예약이 꽉 찼다. 일반 호텔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성수기 요금체계가 구분되어 있다. 10%정도 더 비싸지만, 대기 수요가 생길 정도로 예약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려인 1인 가구 사이에서는 연휴가 길어지면서 비용 부담도 커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서울 도심 펫 호텔의 1박 가격은 소형견 기준 평균 4~6만원, 대형견은 30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어서다. 연휴 내내 맡길 경우 상당한 비용이 지출된다.

그렇다고 귀성, 귀경길을 함께 하기에는 오가는 불편은 물론 반려동물에게도 스트레스가 심하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장거리 이동, 낯선 공간·사람들로 인해 체력적으로 피로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 연휴에 기름진 음식을 잘못 먹어 탈이 나는 경우도 많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이다. 반려동물에게 나타나는 명절증후군은 주로 식욕부진, 피로, 우울 등 사람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은 경우에는 배변 문제, 짖기 등 행동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엄성민(31·가명) 씨는 올해 설날 기간 반려동물과 함께 귀향길에 올랐다가 큰 어려움을 겪고 난 후 명절 귀향을 포기했다. 엄 씨는 "반려견과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내려가던 중 낯선 환경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탓인지 많이 짖어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털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친척으로 곱지 못한 시선도 받았다"면서 "반려인이나 반려견이나 둘 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명절 증후군을 제대로 겪어 혼났다"라고 회상했다.

이뿐만 아니라 반려인이 한눈을 판 사이 명절 음식을 먹어 건강에 문제가 생일 수도 있다. 반려견이 절대로 먹으면 안 되는 음식 중 양파, 마늘, 포도, 어패류 등이 있다.

먼저 양파와 마늘은 개의 적혈구를 파괴한다. 이에 따라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짙은 갈색 소변을 본다.

포도는 개에게 구토, 설사, 급성신부전을 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건포도도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반려인들은 응급상황에 대하여 연휴 기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의 위치와 연락처도 미리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농식품부는 연휴 기간 반려동물이 아프더라도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난달 22일부터 '우리 동네 응급 동물병원' 정보를 농식품부 누리집에 게시하고 있다. 이에 전국적으로 625개 동물병원이 응급 진료에 참여한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월 9일 점차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과 관련하여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펫푸드, 미용 등 반려동물 연관산업을 육성하여 2027년까지 국내 시장 규모를 지난해 2배 수준인 15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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