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의 실패가 성공의 절정기에 일어났다는 것은 매우 교훈적이다. 당시 삼국의 상황을 살펴보면 조조의 위나라는 그동안 수많은 전쟁을 치르느라 재정 손실이 커져 있고 조직 내의 문제도 산적해 있었다. 손권의 오나라도 지방 토호 세력의 영향으로 응집된 국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상대적으로 촉한이 가장 안정되고 유리한 상황이었고, 관우도 과감하게 조조의 영토를 공격해서 큰 전과를 여러 번 올리기도 했다. 국가의 팽창이 시작되던 때였다. 그런데 선봉장인 관우가 무너지면서 교두보인 형주를 잃자 상황은 반전되었다. 촉의 짧은 우위 상황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교과서다. 배울 것이 차고 넘친다. 삼국지도 그렇다. 젊을 때는 수호지를 읽지 말고 나이 들어서는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삼국지에는 권력을 향한 갖가지 권모와 술수를 휘두르는 비정한 사람의 모습이 있다. 그런 권모술수를 휘두르는 비정한 사람들을 영웅이라고 보고 그런 것을 짜내는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이라 보는 시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스케일이 크다. 넓은 지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의 규모가 거대하다. 영화 적벽대전만 봐도 전투 장면이 엄청나다. 병사가 개미처럼 몰려나오며 엉키고
가장 충실한 참모가 방해물이 되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삼국지 속 조조와 순욱의 관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뛰어난 참모인 순욱은 자신이 모실 주군으로 조조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에 앞서 순욱은 수많은 대상을 연구하고 비교했을 것이다. 조조의 참모가 되기로 했을 때 순욱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주군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꿈을 이루고 싶어 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분명한 한계가 있다. 조직의 방향과 목적,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주군이기 때문이다. 만일 주군의 마음이 달라지거나 방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참모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삼국지에서 가장 뛰어난 책사는 누구일까? 제갈공명?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런데 제갈공명의 촉나라는 가장 먼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에 비해 위나라는 삼국을 통일해 역사의 승자가 되었다. 그 승리의 기틀을 형성하는데 공헌한 순욱을 최고의 참모요 보조자라고 하면 지나친 것일까?그는 활동하기 훨씬 전부터 왕좌지재(王佐至材)라고 소문난 인재였다. 외척과 내시의 세력에 밀려난 호족 세력들은 자신을 청류파, 외척과 내시들을 탁류파라 불렀다. 그리고 천하 제패를 할 만한 인물의 참모가 되려고 찾아다녔다. 원소도 호족 세력의 배경을 가지고 있
고작 25세인데 일련의 유언 형식으로 지시하며 침착하고 지혜롭고 명확하게 국가 대사를 처리하는 손책의 모습은 압권이다. 이 아까운 젊은 영웅도 여러 교훈을 남긴다.첫째, 원수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많은 사람을 이끄는 리더는 난감하고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조직이 크고 일이 중요할수록 대립과 갈등이 많다. 서로 대립하고 상처를 주다가 최악의 경우 원수도 된다. 어쩔 수 없을 때도 있고 감수를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원수 한 명은 친구 열 명보다 힘이 세다. 원수를 안 만드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덜 만들 수는 있다. 방법은 후
삼국지는 뛰어난 인물로 넘친다. 모두 천하제일이다. 중국인의 허풍이 부풀렸다 하더라도 모두 나름 의미 있는 흔적과 교훈을 남긴다. 어린 나이에도 두드러지는 인물들이 있다. 그 중 손책은 참 아깝다. 너무 일찍 어이없게 죽었기 때문이다. 그가 죽지 않고 살았더라면 삼국지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갔을까?그의 아버지 손견은 천하의 원수 동탁을 무찌르자며 뭉쳤던 18로 제후군에 강동 대표로 참석한 장수다. 그리고 동탁을 공격하다가 도망가던 황제가 불타버린 낙양의 궁궐 우물에 숨긴 옥새를 발견한다. 18로 제후군이 해체된 뒤 손견은 옥새를 가슴
초기 성공적으로 형주를 안정시킨 유표는 지속가능성 확보란 숙제를 맞이한다. 당시 세력 구도를 보면 중앙정부는 조조가 장악했고, 원소는 이미 최대 세력으로 성장해 있었다. 하남의 원술, 강동의 손책도 세력 확장에 힘쓰고 있었다. 멀지 않은 미래, 이들 간에 충돌과 재편이 벌어질 것은 불 보듯 뻔했다. 그런데도 유표는 ‘형주는 인물과 식량이 풍부하고 누구의 침입도 막아낼 군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안주했다. 그러다 얼마 후 유표는 급격한 건강 악화를 맞이했다(차남 유종을 후계자로 만들려는 채 부인의 독살 음모라고는 말도 있다). 그제야
리더의 실패는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권력자가 직접 속한 조직은 더 크다. 삼국지 초기 선두주자들의 실패를 보면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이 조금만 더 자신을 가다듬고 조직을 이끌었다면 역사의 흐름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초기 선두주자 중 하나였던 유표 역시 그러했다. 삼국지 속 유표는 중앙무대에서 벗어나 있어 상대적으로 덜 두드러져 보인다. 그러나 그의 위상은 조조와 유비가 천하의 영웅이 누구인가 대화하는 중에도 나오고 관도대전에서 조조와 원소가 절체절명의 대결을 벌일 때도 나온다. 두 영웅이 얼마나 유표를 신경쓰는지만
삼국지 속 원소와 관도대전을 보면 조직에 있어 붕당의 위험을 떠오르게 한다. 조직 내의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고 불필요하며, 도리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붕당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더 건강하고 창의적인 조직이 되려면 도리어 다양한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붕당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각자 다른 생각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비슷한 생각과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끼리끼리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 힘이 결합하면 붕당이
절대적인 우위였는데도 처절하게 패한 원소는 고작 800여명의 기병만 이끌고 도망가야 했다. 그러나 부잣집이 망해도 3년 먹을 것은 있듯이 완전히 괴멸된 것은 아니었다. 패잔병들이 속속 기주로 돌아왔고 장남 원담이 청주에서 5만, 차남 원희가 유주에서 6만, 그리고 조카 고간이 병주에서 5만을 이끌고 와서 총 16만 병력이 만들어졌다. 충분히 전열을 가다듬어서 심기일전할만했다. 그런데 전열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조조군이 쳐들어왔다.준비가 부족하고 사기가 낮아서일까, 원소는 다시 아들 삼 형제만 데리고 도망하다가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관도대전은 적벽대전과 쌍벽을 이루는 삼국지 속 최대 전투다. 천하 권력 판도의 분수령이 되는 중요한 전투다. 이때를 정점으로 대권의 선두주자인 원소가 무너지고 조조-유비-손권이 주도하는 삼국시대가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도대전 속 원소를 보면 리더십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다. 첫째, 반드시 강자가 전쟁에서 이기지 않는다. 원소군은 조조군에 비해 거의 10배나 컸지만, 전쟁에서 참패했다. 역사 속의 많은 전쟁도 그렇다. 대부분 강자가 전쟁을 시작한다. 약자는 살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다. 이때 강자의 가장 큰 약점은 교만과
삼국지 속 원소는 실패한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준다. 앞서 여양전투에서 원소란 인물이 지닌 리더십의 한계와 조직의 상한선을 살펴봤다면,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 관도대전에서는 리더의 결정이 조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볼 수 있다. 리더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누구보다 더 많이 조사·분석하고 평가·반성해야 한다. 삼국지 속 원소는 어땠을까. 라이벌 조조에게 한 방 먹일 기회를 놓치고 여양전투에서 성과 없이 돌아온 원소는 분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자 조조에 대한 공격을 서두른다. 그러나 원소의 부하들은 찬반
삼국지 초기, 원소의 기세는 압도적이었다. 지방 호족 가문의 배경을 가진 그는 비록 가문의 서자 출신이었으나, 풍모와 개인적인 자질로 적자인 동생 원술을 압도해 지위를 공고하며, 청류파의 세력을 이끌다시피 했다. 초기 근거지를 확보한 뒤에는 고속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그러나 원소의 세력 확장과 여양 전투 과정에는 몇가지 실책이 드러난다. 첫째, 급속한 외형 성장이 조직에 도움이 됐는가다. 성공의 결과로 조직은 커지게 된다. 그런데 규모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이 같은 뜻이 아닐 수 있다. 커진 조직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낭비와 비효
삼국지 영웅들이 세력을 형성하는 과정을 기업의 창업 유형에 비유해 보면 재미있다. 유비는 시장의 작은 노점에서 출발한 형태고 조조는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다음 부모의 가산을 털어서 작은 가게를 내고 키운 형태다. 손권은 거의 틀이 잡힌 기업을 승계한 형태로 비유할 수 있다. 원소는 어떨까. 조조처럼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원소는 바로 중소기업을 인수한다.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체격을 키워갔다. 한복의 서주를 빼앗고, 이를 발판으로 조직을 확대해 누구보다 빠르게 성공가도를 달렸다. 인재 영입에도 유리해 초기에 전풍과 저수를
그 사람을 알려면 목적을 위해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지 보라. 방법을 고르고 선택할 때 그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 인품, 세계관, 도덕관 모두를 동원한다. 정적을 제거하려고 괴물을 끌어들인 것, 자신의 이익을 챙기느라 시대적 사명을 추구하는 연합군을 소멸시킨 것, 거짓과 배신으로 은인의 소유를 강탈한 것 이것을 보면 원소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리더는 뛰어난 사람이다. 따르는 사람들은 리더가 자신들보다 뛰어나다고 인정해서 따르는 것이다. 리더로 성공하려면 지적 능력과 기술적 능력 모두 뛰어나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필요조건일 뿐
삼국지 속 떨어진 별 중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원소다. 그는 출신 배경부터 남다르다. 사세삼공(四世三公-삼대에 걸쳐 황제를 직접 모신 삼 공을 배출) 가문 출신에다 잘 배우고 매우 유리하게 출발했다. 젊을 때는 무리를 끌도 다니며 사회적 물의(요즘 재벌이나 고위층 자제의 뉴스와 비슷한?)도 좀 일으켰던 것 같다. 당시 권력층들이 시대와 권력에 저항하는 불손한 면이 있다고 보았다 하니 말이다. 당시 한나라는 위에서부터 철저히 썩어 있었다. 문고리 세력이 황제를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했고 백성의 삶을 돌보는 민생은 간 곳이 없었다. 탐